홀몸노인 현대판 고려장 고독사에 운다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16-05-30 09: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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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826
가족해체로 홀몸노인 고독사 증가
고독사 50~60대 초반 고위험군
관계망 끊어지고 지병앓아도 위험
안전망 확보와 제도적 지원 필요
【서울=뉴시스】장상오 기자 = #1. 지난달 17일 인천 부평구의 한 쪽방. 김모(79)씨가 작은 방안에서 쭈그려 앉은 상태로 숨진채 발견됐다. 김씨의 주검은 상당 부분 부패가 진행돼 있었다. 숨진 지 최소 1~2주가 지났다. 세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그 누구도 김씨의 시신을 찾지 않았다. 그의 시신은 통상적인 장례 절차 없이 무연고 처리됐다.
#2. 지난 2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쪽방에서 70대 홀몸노인 남모씨가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숨진 남씨를 발견한 건 그의 가족이 아니었다. 남씨를 간호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쪽방을 찾는 구청직원이었다. 미혼으로 평생을 살아온 그는 평소 이웃들과도 아무런 왕래가 없었을 정도로 외롭게 살았다.
우리사회에 홀몸노인 '고독사(孤獨死)'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고독사는 혼자 죽음을 맞이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 발견되는 것을 말한다. 자식들이 늙고 쇠약한 부모를 산에다 버리는 장례 풍습인 '고려장'이 현대사회에 부활한 듯하다.
실제로 홀몸노인이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고독사와 유사한 무연고 사망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3년 613만7702명, 2014년 638만5559명, 지난해 662만4120명으로 증가추세다.
이 가운데 홀몸노인은 2013년 125만2012명, 2014년 131만6504명, 지난해 137만9066명으로 분석됐다. 매년 6만여명의 홀몸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무연고 사망자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전국의 무연고 사망자는 2011년 682명에서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1008명을 기록, 처음으로 1000명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1245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2014년 무연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은 301명으로 전체의 29.8%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28.2% 늘어난 385명으로 전체의 30.9%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홀몸노인의 고독사가 증가하는 이유로 빠른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가족 형태의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족 규모가 소규모화 됨에 따라 자식과 떨어져 사는 홀몸노인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홀몸노인들이 가족과의 관계에서 멀어질수록 사회 전반에서 단절되기 쉽다는 것도 원인이다.
거동이 불편하고 소득도 마땅치 않고 주거환경도 열악하다보니 외부와의 교류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죽음까지도 홀로 맞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박사는 "고독사는 꾸준히 누군가와 연락하지 못하고 관계망이 끊어지거나 혼자 살면서 지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고위험군에 속한다"며 "홀몸노인들에 대한 안전망 확보와 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고독사에 대한 정의 정립과 이에 대한 통계 구축, 주기적인 실태조사도 시급하다"며 "사실 고독사의 최고 위험군은 50대와 60대 초반이다. 고위험군이면서도 아직 65세가 되지 않아 현실적인 지원과 제도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ficsiwoos@newsis.com